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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인드 리와인드] Hope is dangerous thing?

2009. 1. 27. 00:24

어느 일요일... 영화관보다 TV의 스포일러 영화 프로그램을 더 좋아하는 나는..
비카인드 리와인드(Be Kind Rewind)를 보았다.

'2류 영화, 3류 영화의 비쥬얼에 잭 블랙이라는 배우의 모습을 담아두니 어쩜 저리 잘 어울릴까?'
'뭘까? 저 난해한 스토리들은... ' 스포일러만 보고서는 영화를 알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난 곧 영화를 보게 되었다.

스포일러는 매우 싸보이는 영상과 잭 블랙의 웃음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실제 영화를 본 후에는 스포일러의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매우 빈티지한 영상을 통해 공동체적 인간의 삶, 그리고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하는 감동의 영화였다.

그리고 잭 블랙 뿐만이 아닌 다른 배우들도 보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포드 프리펙트 역을 맡은 모스 데프가 나왔고,[ 리쎌 웨폰]의 대니 글로버,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가 보였다. 왜 이 배우들이 매우 싸보이며 마이너리티한 영화에 출연 하였을까?(물론 유명 감독..의 영향도 있겠지만)

영화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질문들에 대해 웃음으로 풀어나갔다.

  • 메이저 & 마이너
  • 아날로그 & 디지털
  • 공동체

가 본 영화의 주요 관점들이다. 영화 전반을 가로지르는 마이너리티는 블록버스터가 지배하는 헐리우드식의 영화를 리메이크 형식을 빌어 웃어주고 있었다. 동네 놀이터, 카센터, 공터 어디에서든 블록버스터를 만들수 있었으며 단 20분의 짧은 런닝타임에도 3시간 대작 영화에 못지 않은 흥행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CG 대신 낚시 줄을 사용하였고 촬영 스튜디오 대신 우리 동네를 무대로 스펙터클한 영화들을 만들어 냈다.우리가 주인공이었으며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볼 수 있었다.



형화된 DVD가게와 곧 철거 위기에 놓인 비디오가게, 첨예히 대립되는 존재인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강제적인 디지털 전환과 소외되는 아날로그 문화를 단초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0과 1을 향해 진화해 가는 사회의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들과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디지털로 전환된 삶일지라도 아날로그의 편안함 그리고 익숙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세련에 비추어지는 이념적 문제가 아닌 그저 기술의 진보일 뿐이며 둘은 하나가 되어 사람의 감성을 움직이는 장면이 나오게 되었다.


리(잭 블랙)는 도시민 모두 전기 발전소의 지배를 받고 있다며 그것을 파괴하기를 원한다. 달리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도시에 산다며 씁슬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이러한 제리는 사람들에게 배타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모두 멀리한다. "Keep Jerry Out" 비디오 가게 주인 플레처가 가게를 비우며 남기는 유일한 당부다.


도시민과 다른 생각을 가진 제리는 철저히 배타적인 상황에 서있지만 항상 자신의 영화에 대한 자부심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모든 이야기는 허무맹랑하고 실없이 들릴 수 있지만 희망을 끊을 놓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냥 흘려 들을 수 많은 없는 이야기다. 희망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그는 당당했고 또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

가피한 모방에서 집단적인 창조로 변모한 영화는 공동체 모두의 소유가 되었다. 그리고 역사를 남기게 되었다. 건물을 살리기 위한 상영회는 조촐했지만 스크린을 통해 공유되는 영상은 도시민의 것이었고 더 이상 지적 재산권의 불가피함에 저촉되지 않는 모두의 것이었다.


도시에 대한 쓴 소리와 마이너에 대한 예찬을 조용히 웃음을 통해 전파하는 영화를 보며 아직은 이 곳이 살만하고 살아가기에 나쁘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을 보며 [시네마 천국]을 떠올렸고 감독의 오마주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해 보았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레드(모건프리먼 역)는 "희망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역시 희망을 갖고 있음을 깨달아 자유를 찾았다. [비카인드 리와인드]의 도시민 역시 자신들이 참여한 영화를 통해 희망을 찾아가고 웃음을 찾아가지 않았을까? 나 역시 그 영화 속 인물이 된듯한 희망을 품게 되었다.

carlos PARK 일상생활